은행은 공공재인가?

2009년 4월 10일.

오픈웹 문제에서 상대해야 하는 주요 논점 중 하나가 '은행은 공공재가 아니다'이다. 일단은 경제주체의 성격상 맞는 말이다. 근데 은행 거래 없이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닌데 공공재가 아니라고 하는 건 너무 형식적으로만 분류하는 게 아닐까? 은행을 공공재로 간주할만한 논리는 없나?

먼저 공공재를 정의하면, (citation needed)

돈을 보관하고 찾는 것이 예금 서비스라는 단순 정의를 했을 때, 금융에서 신용창출에 의한 승수효과를 유발하는 근간이자, 개별 주체들의 경제활동에도 필수적인 기능이므로 가능하면 누구도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공공재적 성격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하지만 예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까지 공공재여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비유컨데 생필품을 제공하는 사기업이 많지만 국가가 관련기업 모두를 공공기관으로 등록하거나 하지는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예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까지 공공재 혹은 공공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한편 금감원은 버젓이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이쪽에 대해서도 사적 성격을 거론하는 이견이 있었던 거 같은데 논의를 다시 살펴봐야 쓰겠다. (요즈음의 오픈웹은 논의가 너무 산만해져서…) 2009년 1월 30일 즈음해서 금감원이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는 기사가 있다.

미투데이 praxis님이 예금자 보호법의 존재를 상기시켜 주셨다. 예금자보호법 제1조 목적을 보면 '금융기관이 파산등의 사유로 예금등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하여 예금보험제도등을 효율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예금자등을 보호하고 금융제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 은행의 공공성을 서술한다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금융제도가 사회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해서 거기에 관련된 모든 구성원이 공공재의 성격을 띄는 건 아닐 것이다. 찾아보니 이 법에 의해 설립된 예금보험공사에서 공적자금 회수가 되지 않는 사업체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가 있는 걸로 봐서도 저런 주체가 공공성을 담보하는 것이지 은행 자체가 공공재적 성격이라는 얘기는 못 될 것 같다.

2009년 3월 24일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원장은 은행도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있기 때문에 돈을 버는 것으로 사기업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공공재라면서 경제가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하며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서 고액연봉을 지적하고,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은행의 경우 경영협약체결 때 평가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것은 은행이 공적자금을 받아먹으니 그만큼 말을 들어야 한다는 얘기일 뿐 공공재로서 규정할만한 제도적 근거가 보이는 것은 아니다.

2010년 6월 증권사들이 금융결제원 결제망(이 무엇인지?)을 사용하는 자격으로 분담금을 내기로 했는데 그 액수가 너무 많다고 줄여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결제망을 공급하고 유지·보수하는 은행들은 증권사의 사용 권한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14일에 증권사가 공정위에 은행 등 금융기관을 부당행위로 신고했고, 25일에 공정위가 지급결제망의 대체불가능성과 새로 만드는 경우의 낭비를 들어 증권사가 이를 사용하는 것은 단순히 증권사의 이익이 아닌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29일 은행연합회는 이에 대해 망은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산이며 증권사는 직접 망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은행과 대행계약을 통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서 업무 혼란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여기까지를 보면 공정위의 망 공공재 주장은 은행측의 설명으로 논리가 약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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