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 원자력 발전소 1호기 수명연장과 정부의 입장

고리 1호기 수명연장 얘기를 다룬 2007년 7월 17일 오마이뉴스 "원자력 발전소 수명 연장하면 기본권 침해". 이 기사에서 가장 못마땅했던 것은 정부가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거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보고서라는 게 있는가 본데 이걸 공개하지 않는다는 건 절차의 투명성을 해치는 일이다.

그래서 정부 입장은 어떤가 하고 구글에서 주소에 go.kr이 들어가도록 제한을 걸어 검색을 해봤다. (고리 1호기 수명연장 inurl:go.kr) 그랬더니 재밌는 게 많다.

과학기술부에서는 이미 2000년 1월에 2008년의 설계수명 완료를 예상하고 10년에 한 번씩 하는 안전검사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대한민국 정책포털 블로그 기사 '수명 연장' 고리 원전 안전성 논란(원본은 없어졌고 복사본)을 보면 (구 국정브리핑 기사)에 의하면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에서는 수명연장 기한 이후의 계속운전을 위한 보고서를 2007년 6월 즉 기한이 다 되는 시점에서야 과학기술부에 냈다. 기사에 의하면 다른 원전 운용 국가들도 수명 이후의 계속운전을 하고 있거나 심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불안한 부분은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는 점, 즉 지금 고리 원전을 폐쇄하면 연한이 다가오는 다른 원전들도 폐쇄해야 하는 선례를 만들게 된다고 우려하는 부분이다. 원전이 분명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생기는데 너무 당장의 경제 논리만 찾는 것은 너무나 위험한 일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설계연한이 정해져 있다면 그 기한에 맞춰 다음 계획을 세워뒀어야 하는데 지금에 와서야 '이걸 중단하면 손해가 막심하니 일단 그냥 가자'고 하는 건 국가의 중추인 전력산업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할 소리가 아닌 것이다.

2006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결과보고서에는 들여다볼만한 대목이 두 군데 있다.

여기에 나타난 내용을 되짚어 보자면,
  • '99년 한전 공문 : 20년 이상 연장운행 가능하다니 그럼 50년인데, 그건 40년이 수명인 미국에 비해서도 10년이나 넘어서는 수명이다. 도대체 그 공문은 무슨 내용인가? 어디서 볼 수 있나?
  • 행정처리가 늦어져 ... 손실액이 발생? : 애초에 설계수명 따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계속 간다고 내부 방침을 미리 정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2004년 5월 민노당 원전지역 순회조사단이 울진을 방문했을 때도 조승수 당시 국회의원 초선 당선자는 '고리원전의 경우 30년 설계연한에 20년을 더 연장하여 50년 동안 가동할 예정인데'라고 하여 이미 고리 1호기의 20년 연장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왜 환경단체에서 조용했나?

결국 2007년 12월 7일 원전 고리 1호기 2017년까지 계속운전 허용됐다고 한다. 방사선환경영향평가도 했고 이런저런 외부기관 검토도 거쳤으며, 미국은 60년까지 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위의 기록들을 보건데 그런 평가들도 명확히 공개됐는지 불분명하며, 분명 10년 연한이 다 되면 다시 10년을 연장해 50년을 채우고 아마도 그 다음에도 다시 연장하려 할 것이다. 지금 해야 하는 건 장차 고리 원전의 가동중단을 대비한 대체 에너지 개발 내지는 추가 원전의 건설일 것인데 그런 얘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참고.
http://economos.egloos.com/1331918 는 핵발전의 기술적인 문제나 정책적인 부분에 대해서 잘 소개한 글로, 위의 내용들이 큰 그림에서 어떻게 연관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댓글을 포함하여 읽어볼만 하다. 


추가.
2009년 5월 25일 방영된 대전MBC 특별기획 '1g의 기적'을 보니 설계연한을 10년 연장해 2017년까지 운전 허용됐다는 얘기가 소개되길래 생각이 나서 예전에 작성했던 내용 중에서 링크가 깨진 것들을 새로 찾아서 바로잡고 내용을 약간 보충했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원자력 및 에너지 정책에 대해 만족스럽거나 안심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를 보면 우리나라의 기술이 좋고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장비들이 있으며 해외수출도 하고 있다고 소개를 하는데, 당장 KSTAR 사건을 생각해봐도 도저히 현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뿐더러, 방송 내용을 보아도 잘하고 있다고 말은 하고 있는데 연장이 정말 안전한 건지, 차후 대책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기 때문이다.

추가2.
서상현님이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발전소 폐지계획' 중에 고리1호기는 나오지 않는다. 즉 2004년 조승수 의원이 알고 있었던 대로 20년을 연장할 것이며 2007년에 발표된 2017년까지의 계속운전 허용은 그냥 대외 홍보용이었다는 말이 된다. 그게 아니라면 계획상 2017년 폐지가 나와 있어야 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사업법에서 정하는 것인데 시행령에 의하면 2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때 기본계획 변경은 (원전 폐지가 경미한 사항은 아니니까) 전력정책심의회를 거쳐야 하는데 이 심의회의 구성에 시민단체 추천인도 들어가기는 하지만 주로 정부와 사업자 측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위에서 본 것처럼 모든 게 기정사실로 정해져 있을 때 시민단체가 반대를 한다 하더라도 과연 얼마나 먹힐지 의문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정부가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부분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Ċ
Jeong-Hee Kang,
2010. 7. 22. 오전 6:18
Ċ
Jeong-Hee Kang,
2010. 7. 22. 오전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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