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객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은 헌혈의 집에도 해당될까?

2007년 11월 17일 오후 4시. 퍼즐릿님의 미투데이에 물음표로 끝나는 문장이 보였다. “호객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은 헌혈의 집에도 해당될까?” 두어 개의 의견이 보였지만 다들 그냥 '그렇지 않을까' 짐작하는 수준일 뿐이고 '답'이라고 할만한 것은 없었다.

위 질문은 사실에 대한 인식을 포함하고 있다. 호객행위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보았다.

먼저 관계법령을 찾아보려고 국회와 법제처를 한참 뒤적거렸는데, 검색 시스템도 영 비협조적이고 해서 일단 포기. 검색의 와중에 간접적으로 파악한 바로는 식품위생법과 동 시행령 및 시행규칙 어딘가에 규정된 것 같긴 한데 몇 조 몇 항이라고 시원하게 콕 집어서 알려주는 데가 없었다. 법적 생활에 예측 가능성을 부여해 법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법원 등에서 온라인 홍보대사 같은 걸 통해 블로그를 생산하게 유도하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겠으나, 전단지 홍보 외에 법령과 판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더 근본적이고 물건 및 인건비가 덜 드는 방법이다. 단순히 공개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층 나아가 스크립트와 플래시를 쓰지 않고 URL을 깔끔하게 구성하는 것만으로 정부의 할 일은 다 하는 것이며 나머지는 사람들이 직접 가공하는 것이다. 오픈웹에서 문제제기하는 것처럼 사용자 환경에 따라 접근하고 재가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만 개선해주면 칭찬해줄 수 있다. 종교개혁이 성경에 대한 접근성 개선에서 시작됐다는 걸 기억하자.

구글에서 호객행위의 개념에 대해서 알아보면 "손님을 꾀어서 끌어들이는 행위"라는 또 다른 표현이 다분히 법적인 용어인 것에서 착안해, 다시 새벽을 꼬박 들여 당시 법제처 종합법령정보센터(klaw.go.kr; 현 국가법령정보센터, law.go.kr)에서 주제어:호객행위 혹은 주제어:꾀어서 등으로 이리저리 검색을 해보았다. 서로가 참조에 참조를 하고 있어서 제대로 찾아보기는 좀 간단치 않게 되어 있다. 호객행위는 몇 가지가 나오므로 뒤에서 보고,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13의 식품접객영업자의 준수사항 중에 "손님을 꾀어서 끌어들이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가 있다. 꽤나 하부 단위로 내려가기는 했지만 행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다. 호객행위에 대해서는 몇 가지가 나오는데 목적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나 금지된 것만은 공통된 몇 가지 업종이 있다. 숙박업, 약국, 노래방, 음반유통, 자동차관리업이 그것으로 각각 개별 법령에 의한다.

주로 식품위생법이 언급되므로 이에 의한 식품접객영업자를 살펴보면, '제21조제1항제3호의 규정에 의한 식품접객업을 하는 자(이하 "식품접객영업자"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식품위생법 제21조 (시설기준) 제1항 (다음의 영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시설기준에 적합한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제3호 (식품접객업)는 다시 제2항 (제1항 각호의 규정에 의한 영업의 세부종류와 그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에 의해서 재정의되어야 할 것이다. 식품위생법 시행령을 보면 제7조(영업의 종류) 법 제21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영업의 세부종류와 그 범위는 다음 각호와 같다.에서 정하기를
8. 식품접객업
가. 휴게음식점영업 : 주로 다류, 아이스크림류 등을 조리·판매하거나 패스트푸드점, 분식점 형태의 영업 등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음주행위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영업. 다만, 편의점·슈퍼마켓·휴게소 기타 음식류를 판매하는 장소에서 컵라면, 1회용 다류 기타 음식류에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경우를 제외한다.
나. 일반음식점영업 : 음식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식사와 함께 부수적으로 음주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다. 단란주점영업 :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손님이 노래를 부르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라. 유흥주점영업 : 주로 주류를 조리·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유흥종사자를 두거나 유흥시설을 설치할 수 있고 손님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는 영업
마. 위탁급식영업 : 집단급식소를 설치·운영하는 자와의 계약에 의하여 그 집단급식소 내에서 음식류를 조리하여 제공하는 영업
바. 제과점영업 : 주로 빵, 떡, 과자 등을 제조·판매하는 영업으로서 음주행위가 허용되지 아니하는 영업 
으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래 질문에 답하면, 법령은 숙박업, 약국, 노래방, 음반유통, 자동차관리와 식품접객업의 호객행위를 금한다. 헌혈의 집은 이상의 나열된 업종에 속한다고 볼 수 없으며, 혈액관리법은 헌혈의 권장을 규정하므로 헌혈의 집은 호객행위로 오히려 법적 정의를 실현하고 있다.

미투데이 교주님이 '객'의 의미가 다르다고 지적하였는데, 헌혈의 집에서 객이라 하면 헌혈자(혈액관리법의 정의상 자기의 혈액을 혈액원에 무상으로 제공하는 자)를 말할 것이고, 이는 소비자기본법이 정의하는 소비자(사업자가 제공하는 물품 또는 용역(시설물을 포함)을 소비생활을 위하여 사용(이용을 포함)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헌혈의 집의 업무가 상법 제46조와 제47조에 규정된 상행위에 속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상의 이유 때문에 사실상 위의 법령에 대한 규정을 굳이 헌혈의 집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의 주목을 끌기 위한 호객행위가 상행위에 국한해서만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므로 호객행위에 대한 검토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용어 검색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용어 사전의 발상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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